제26장 죽으러 가도 돼
'저런 것들은 그냥 쓰레기들이지. 냅둬. 지들끼리 알아서 하라고 해.'
'네.'
군대 안에서는 귀족들한테 으르렁거리는 사람들이 좀 있었어.
그 사람들은 그냥 평범하게 태어나서 군대에서 엄청난 활약을 해서 여기까지 온 거거든.
근데 저 귀족들은 말이지, 대부분이 그냥 벼슬 물려받은 애들이잖아.
이 잉여인간들은 매일 쳐먹고 놀기만 하고, 제국에 아무런 기여도 안 하잖아.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있는 놈이 딱 그런 놈 중 하나고.
아담에 대한 감시 영상은 꺼졌어.
이제 아무도 맘에 안 드는 2세 귀족 따위는 신경 안 쓰는 거지.
근데 걔는 아마 죽을 때까지 오늘 자기가 얼마나 큰 손해를 봤는지 눈치도 못 챌 거야.
먼지가 풀풀 날리는 그 칙칙한 궤도 표면에 먼지가 너무 많아서, 마치 미로 속에 들어온 것 같았어.
레이더가 앞쪽 입체 투영에 관련된 운석 정보를 딱딱 표시해 주네.
다른 애들이 근처에 있는 목표물을 찾으려고 쑤시고 다니는 동안, 두 놈이 엄청 빠른 속도로 근처의 먼지 운석 벨트를 통과하면서 어떤 목표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었어.
'딩, 시스템 미션 발생. 목표물을 제거하시오. 미션 보상은 제거된 목표에 따라 달라집니다.'
'야, 시스템, 정신 안 차릴래? 왜 하필 이 타이밍에 나타나는 건데?'
'호스트님, 이 시스템을 깎아내리지 마십시오.'
'헐뜯는다고? 네 임무는 진작에 나왔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지금에서야 나오는 건데? 너무 프로답지 않은 거 아니냐?'
'호스트님. 이 시스템은 어떤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습니다.'
이거 완전 장난질 치려고 폼 잡는 거잖아.
근데 뭐, 상관없어.
그냥 비웃어주면 되니까.
근데 이번 미션은 또 애매모호한 거네.
목표를 제거하라고?
결과를 봐야 아는 거잖아.
이건 또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 거지?
레이더에 찍힌 걸 보니까, 이번에 들어온 배가 600척이 넘었어.
평균적으로 지휘관이 거의 300명이나 된다는 건데.
우리 둘만 호위함이고, 지휘함까지 합쳐도 총 셋뿐인데.
높은 시스템 점수를 얻을 방법이 없잖아.
그냥 돈을 더 쓰는 수밖에 없지.
손가락으로 화면을 막 터치했어.
모든 일반 기관총 탄환을 코발트 합금 철갑탄으로 바꿨지.
이거 완전 깡패급이잖아. 기관총 8문으로 불을 뿜으면 호위함 정도는 쉽게 날려버릴 수 있거든.
다른 장비들까지 합치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바로 그때, 두 놈의 목표가 나한테서 딱 100km 떨어진 곳에 도착했어.
레이더가 광역 능동 스캔을 시작했지.
주변 상황의 모든 디테일이 눈앞에 펼쳐졌어.
위협이 안 되는 먼지, 미세 입자들은 다 차단됐지.
나머지 큰 운석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고.
그리고 그 두 놈의 목소리가 바로 내 통신기에 들려왔어.
'이 썅, 죽어봐라. 오늘 너의 기일이다.'
슝, 슝, 슝, 미사일 몇 발이 선두로 날아왔어.
우주에는 공기가 없잖아. 그래서 어떤 무기를 쏴도 소리가 안 나.
근데 전함은 상대방의 무기에 따라 다른 음향 효과를 내도록 시뮬레이션 해.
그렇게 하는 주된 이유는 감정을 조절하고, 지나치게 조용한 우주 때문에 심리적인 트라우마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지.
아담은 결연하게 두 호위함이 자기한테서 5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접근하게 뒀어.
세 배가 동시에 움직이고, 미사일이 다가왔지.
기관총 8문이 불을 뿜었어.
이 환경에서는 기관총 사거리가 대기권에서보다 훨씬 더 멀리 나가.
근데 거리가 멀어질수록 명중률은 떨어지겠지.
결국 상대는 가만히 서서 공격을 받아주는 그런 놈이 아니잖아.
쾅, 쾅, 쾅.
하얀 빛 덩어리가 폭발했어.
미사일들은 기관총 화망에 휩쓸리기 전에 1km도 못 갔지.
근데 이 미사일들이 격추되자, 레이더에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어.
이건 재밍 폭탄이었는데, 목표물의 레이더 시스템을 방해하는 게 주된 목적이었지.
상대방의 콧대 높은 웃음소리가 들려왔어.
'멍청이, 겨우 이거냐? ㅋㅋㅋ, 엿이나 먹어라.'
이번에는 상대방의 전함 여섯 척이 달려들었어.
근데 아담은 이 쓰레기들을 전혀 안중에도 안 뒀지.
그냥 거의 90도에 가까운 회전을 해서, 지름이 3km나 되는 거대한 운석 뒤로 돌아갔어.
슝, 슝, 슝, 에너지 포가 날아왔지만, 결과는 운석에 꽂히면서 빨간 자국만 몇 개 더 생겼을 뿐이지.
'젠장, 존나게 빠르네.'
두 놈은 재빨리 자기 전함을 지휘해서 반대쪽으로 가서 길을 막았어.
근데 바로 그때, 뒤에서 갑자기 알람이 울렸어.
'씨발! 우리 뒤에 있다!'
아담은 운석 뒤로 와서 순간적으로 U자 형태의 비행 궤도를 그리면서 원래 위치로 돌아왔어.
마침 상대방의 전함들이 각도를 조정하는 게 눈에 들어왔지.
호위함 두 척이 지휘함 한 척을 향해 불을 뿜었어. 옆에 있는 호위함은 완전히 무시하면서.
두 줄기의 에너지 광선이 번쩍였지.
방어막이 파란 빛 덩어리로 빛나면서 에너지 공격을 막아냈어.
근데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세 척의 배가 이미 그에게 가까이 왔어.
기관총 8문이 동시에 그를 향해 불을 뿜었지.
지휘함의 방어 시스템이 모든 전함 중 가장 강력하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화력에 집중 공격을 받으면.
똑같이 위험해지잖아.
'형님! 빨리, 빨리 도와줘요!'
'조금만 기다려! 내가 바로 저 자식 끝장내줄게!'
세 그룹의 전함이 쫓고 도망치고 있었고.
또 다른 그룹은 아담의 지휘함에 맹렬한 공격을 퍼붓고 있었지.
하지만 티타늄 전자기 장갑의 보호 아래에서, 고에너지 방어막이 견딜 수 있는 피해는 상상 이상이었어.
'젠장! 존나 안 부서지네!'
그리고 이때 아담은 목표와 동기화된 우회전을 마쳤어.
계속해서 화력을 쏟아내는 동시에, 지향성 전자기 펄스를 자기 뒤에 있는 지휘함에 꽂았지.
순식간에 세 배의 공격이 멈췄어.
'이런 씨발! 쟤 완전 펄스 재밍 장비 가지고 있잖아! 저 지휘함 대체 레벨이 뭐야!'
'형님! 제 방어막이 오래 못 버텨요! 빨리 구해줘요!'
동생놈이 겁에 질렸어.
고작 한 번 회전하는 동안, 완전히 상대방에게 노려졌고, 이제 도망칠 기회조차 없었지.
화력은 거의 두 배로 늘어나면서, 오히려 자기 쪽이 불리해졌어.
'동생! 쫄지 마. 2초만 기다려.'
'아! 형님, 제 방어막 터졌어요! 쟤 일반 기관총 탄 안 쓰잖아요!'
'뭐라고!'
쟤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작동된 불꽃이 상대방의 장갑에 꽂혔어.
둔탁한 충격음이 울려 퍼졌고, 코발트 합금 철갑탄이 목표물의 장갑을 뚫고 들어가, 목표물 내부를 파고들었지.
내부의 중요한 장비 라인들이 철갑탄에 공격을 받으면서, 그 자리에서 찢어지는 소리를 냈고, 푸른 전기 불빛이 지휘함 전체를 뒤덮었어.
쾅 소리와 함께, 호위함 한 척이 그 자리에서 폭발했어.
그 호위함이 지휘하던 두 척의 배는 즉시 공격을 멈췄지.
2 대 1 상황은 순식간에 1 대 1로 바뀌었어.
상대는 바보가 아니었어. 이런 상황에서는 승산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
결연하게 도망치는 걸 선택했어.
떠나기 전에, 그는 또한 독한 말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지.
'이 녀석, 내가 너 기억한다! 내 동생을 죽이다니. 세상 끝까지라도, 널 갈기갈기 찢어버리겠어!'
'그렇게 귀찮게 할 필요 없어, 내가 지금 기회를 줄게.'
상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돌아서서 도망갔어.
근데 바로 이 순간.
지휘함 안에서 기계적인 목소리가 들려왔어.
'목표 전함 침투 완료. 도킹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알았어. 해. 도망가지 못하게 해.'
방향을 바꾸고, 다섯 척의 전함이 목표물을 뒤쫓아, 전력을 다해 발포했어.
'뭐라고! 어떻게 이런 일이!'
네 척의 호위함이 뒤에서 일제 사격을 퍼붓는 걸 보면서.
그의 얼굴은 마침내 변했어.
걔는 이틀 전에 만났었지.
상대는 20대 초반처럼 보였어.
그렇게 어리면, 뇌 발달이 다 된 후에도 얼마 안 됐을 텐데.
보통 이런 건 어른들만 할 수 있는 거잖아, 안 그러면 뇌에 손상을 입히니까.
근데 걘 지금 호위함 네 척을 움직일 수 있잖아. 이 재능이면, 완전 뛰어난 거 아니냐.
근데 씨발, 너는 왜 처음부터 배 두 척만 끌고 온 거야!
그렇게 폼 잡고 호랑이 잡는 척하는 거,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아담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어.
그냥 화력을 높였지.
'그만, 그만! 인정하겠어.'
그렇게 말했지만, 그의 전함은 궤도면 밖으로 재빨리 탈출하고 있었어.
'돈 내놔. 별 열 개, 그러면 보내줄게.'
'저, 전, 그렇게 많,이 없는데.'
'헐, 그렇게 가난해? 그럼 됐어, 널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겠네.'
'아뇨, 아뇨, 아뇨, 저, 가진 거 다 드릴게요, 별 두 개 다 드릴게요.'
'겨우 두 개? 아니, 네 재산 전부? 그렇게 가난해?'
'형님, 진짜 이만큼밖에 없어요.'
'알았어. 바로 넘겨.'
상대방은 손놀림이 아직 빨랐어.
결국 화력이 좀 무서웠잖아.
'형님, 돈은 이미 다 보냈어요. 이제 공격 멈춰주실 수 있어요?'
'음. 그럼 뒈져.'
에너지 광선이 불을 모아, 네 개의 푸른 에너지 기둥이 목표 전함의 뒤쪽에 떨어졌어.
쾅 소리와 함께, 상대방의 방어막이 바로 파괴됐지.
그 자리에서 뒤쪽으로, 그리고 앞쪽으로 뚫렸어.
보내준다고? 보내주는 건 불가능해.
해적 두목이라면.
당연히 상대방의 남은 가치를 완전히 짜내고 싶어 하잖아.
적이라고 말할 것도 없지.
호위함 두 척은 지휘를 잃고 멈췄어.
그 중 하나는 접수됐고.
남은 하나는 바로 박살났지.
이 모든 게 점수였어.
레드 스파이더 지휘함의 특별한 점은 주인이 없는 호위함에 빨리 침투할 수 있다는 거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