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26
케이트가 내 표정이 변하는 걸 봤나 봐. 말하던 걸 멈췄어.
눈꼬리로 나 쳐다보는 게 보였어.
내 이름 부르길래 이번엔 케이트를 봤는데, 눈에 호기심이 가득했어.
"왜? 무슨 일인데?" 케이트가 물었어.
"지금 갈 수 있어?" 난 아이스크림 들고 일어났어.
케이트가 내 손을 잡았어. "왜? 뭐 잘못됐어?" 케이트도 아이스크림 들고 일어났어.
"나중에 설명할게. 그냥... 제발 같이 가자."
따라오는지 안 보지도 않고, 시간 낭비하기 싫어서 문으로 향했어.
문을 열고 케이트 차로 직행했어. 최대한 멀리 떨어지고 싶었거든. 근데, 역시나, 그런 일은 없었어.
너무 정신없이 가느라 앞을 못 봤는데, 케이트 차 옆에 오웬이 서 있는 거야!
걔를 보자마자, 가게로 들어가려고 하더라고? 어떻게 그렇게 빨리 저기까지 간 거지?
걷던 걸 멈추고, 뭘 해야 할지 몰랐어.
오웬은 처음 보는 여자랑 얘기하고 있었어. 그 여자는 흑발을 낮게 묶었고, 짙은 회색 청바지에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어.
오웬은 그 여자랑 같이 있는 게 별로 안 즐거워 보였어. 노려보는 눈빛이랑 주먹 꽉 쥐었다 폈다 하는 거 보면 말이야.
근데 그 여자는 울 것 같은 표정이었어. 얘기하다가 오웬 손을 잡으려고 했는데, 오웬은 깜짝 놀라면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났어. 마치 피부 접촉이 역겨운 듯이.
여자는 오웬한테 뻗으려던 손을 입으로 가져가더니, 이번엔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 근데 오웬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했어. 그저 노려보다가, 여자 눈높이로 숙여서 뭔가를 말하고는 다시 일어섰어.
그 여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오웬은 그냥 가버리더라. 이름 부르는 소리도 들렸지만, 멈추지 않았어.
오웬 보느라 정신 팔려서, 걔가 나한테 오고 있다는 걸 제대로 못 알아챘어. 눈이 마주치고 나서야 깨달았지.
오웬 눈에는 감추려고 해도 감춰지지 않는 분노가 분명히 드러났어.
나도 뭐라 말하려는데, 입에서 헛소리만 나왔어. 그 여자에 대해 물어봐야 할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야 할지 몰랐어. 그러다 깨달았지, 그건 내 일이 아니라는 걸.
"여기서 뭐 해?"
그게 맞는 질문이었는지 모르겠어. 오웬 턱이 굳어지는 게 보였거든. 왼손을 꽉 쥐더니 그냥 가버렸어.
돌아서서 걔 등만 쳐다봤어. 엄청 궁금했지만, 다시 시선을 돌려서 전화하며 웃고 있는 케이트를 봤어.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감으면서.
그리고 다시 오웬을 봤는데, 차에 타서 가버리더라.
**********
그날 늦게, 수영장 밖으로 가서 오웬을 봤는데, 발만 물에 담근 채 앉아 있었어. 아까 못 봤던 병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봤어.
머리는 수영해서 젖었겠지. 스트레스 풀려고 자주 하는 거 같았어.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어. 아까 같이 있던 여자 때문인가?
가서 그 여자가 누구고, 왜 그랬는지 물어보고 싶었어.
근데 그냥 놔뒀어. 방해받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