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마는 누구인가
지옥에 도착하니까 완전 익숙한 분위기가 날 반기네. 또 고통받는 영혼들이랑 도움을 구하는 애들이 눈에 띄었어.
나는 계속 걸어서 알라다 방에 도착했어. 알라다 방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멈춰섰지. 눈이 마주치자마자 알라다 입가에 미소가 스윽 번지더니, 영혼 하나 괴롭히는 걸 멈추더라.
"나중에 다시 와." 알라다가 가지고 놀던 영혼한테 말하고는 나를 쳐다봤어. "안녕, 내 사랑하는 언니. 임무는 다 끝냈어?" 날 보면서 묻길래, 갑자기 빡쳐서 걔 면상 앞에 텔레포트해서 따귀를 갈겼어. 알라다는 완전 놀란 표정이었지. 바로 머리채를 잡고 목을 졸랐어.
"말해봐, 내가 진짜 누구야?" 물었더니, 무서워하던 얼굴이 공포로 바뀌더니, 씩 웃는 얼굴이 더 커졌어. 그러더니 갑자기 빵 터져서 나 더 빡치게 만들었지.
"크사라, 갑자기 뭔 헛소리야?" 하더니 갑자기 텔레포트해서 내 앞에서 사라졌어. 목 졸라 죽이려는데 말이야.
"진짜 네가 누군지 궁금해? 혹시 머리라도 부딪혔어? 그래서 기억 못하는 거야?" 하면서 웃더니, 지금 들고 있던 유리잔에 있던 피를 쏟았어. 나를 쳐다보면서 묘한 미소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
"아직 임무는 안 끝낸 모양이네." 말하고는, 들고 있던 유리잔에 있던 걸 마시더라. "벌써 다 끝낸 줄 알았지. 그럼 오후에 너 옆에 앉아서 얘기나 할 수 있었을 텐데." 의미심장하게 말하길래 걔를 쳐다봤어. 걔는 그냥 웃더니 갑자기 내 앞에서 사라졌어.
"그래도, 넌 아직 너무 약해." 내 귀에 속삭이는데, 나도 모르게 손바닥을 쫙 펴게 되더라.
"우리 귀여운 동생, 무슨 일이야?" 목소리는 슬픈 척하는데, 딱 봐도 가짜였어. "인간 세상 갔다 오더니 더 약해졌네." 하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었어. "애초에 너한테 임무를 맡긴 게 잘못이었어." 알라다가 말하고는 나를 쳐다보면서 놀리더라.
"크사라, 넌 진짜 쓸모없어." 바로 몸을 움직여서 걔를 잡으려 했는데, 너무 빨라서 내 따귀를 피했어. 결국 걔는 내 공격을 피하고 내 뺨을 세게 갈겼지.
"크사라, 네가 동굴에서 나한테 무슨 짓 했는지 아직 안 잊었어." 하면서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겼어. "너 왜 요즘은 인간 편을 드는 척 하는 거야?" 묻고는 내 뺨을 또 갈겼어.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서 네 할 일이나 해. 여기 와서 나한테 네가 누군지 묻는 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웃으면서 날 쳐다보더라. 걔가 돌아서길래, 칼을 꺼내서 걔 등 뒤로 텔레포트했지. 바로 걔를 팔로 감싸서 칼을 겨눴어.
"말해봐, 카르마는 누구야?" 날카롭게 물었어. 팔에 혀가 닿는 느낌이 들더니 웃더라. "내가 지금 들고 있는 칼로 네 몸에 구멍 낼 생각은 조금도 없어. 그러니 대답해. 카르마는 누구고, 왜 그 남자랑 나랑 살갗을 맞닿을 때마다 그 애가 내 머릿속에 나타나는 거야?" 냉정하게 물었어. 걔는 심호흡을 하고 웃었지.
"네 진짜 모습을 알고 싶어?" 묻길래, 칼을 더 꽉 쥐고 걔를 감쌌어.
"알았어, 네가 임무를 하고 싶게끔 힌트를 하나 줄게." 말하더니, 내가 들고 있던 칼로 자기 살갗을 더 찔렀어.
"카르마랑 너… 연결되어 있어." 그 말을 하자마자, 걔가 내 배를 쳐서 날 풀려나게 했어. 그걸 기회 삼아서 내가 들고 있던 칼을 뺏더니, 내 두 팔을 잡고 자기 목에 겨누더라.
"자, 크사라,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서 네 임무나 끝내. 두 달 안에 임무를 못 끝내면…" 알라다가 손에서 그림자를 꺼냈는데, 남자 그림자였고 머리가 창백하게 변했어.
걔는 날 쳐다보면서 웃음을 더 키웠어.
"그렇게 될 거야." 말하고는, 들고 있던 칼을 내리고 날 놔줬어. 나를 비웃더니 돌아서더라. "걱정 마, 내 큰 비밀을 너한테 말해주는 데 아직 관심 있어." 말하고는 날 쳐다봤어. "어서 와, 내 동생." 미소 지으며 방을 나섰지. 걔가 한 말과 보여준 것 때문에 턱이 덜컥 내려앉고 눈물이 났어. 하지만 걔가 한 말을 떠올리자마자, 그건 사라졌어.
"카르마랑 너… 연결되어 있어."
바로 일어서서 걔 방을 나왔어. 알라다, 네가 나한테 내가 누군지 말 안 해준다면, 내가 직접 알아낼 거야. 씩 웃으면서 고문당하는 알라다 쪽을 봤어. 그리고 날 도와줄 사람을 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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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 나는 바로 파벨이랑 같이 도시로 가면서 지나쳤던 오래된 교회로 갔어. 심호흡을 하고 우리 원수들한테 용감하게 맞섰지.
"네 동료들은 어디 있어?" 천사가 바로 나한테 물었어. 예전 그 신부였지.
"할 말이 있어서 왔어." 하니까 걔가 웃었어.
"너 너무 성질이 급해, 검은 천사. 어서 말해봐, 뭐가 필요한지." 그러길래, 진지하게 걔를 쳐다봤어.
"아빌라를 아는 거 같은데, 지금 어디 있어?" 묻자, 걔 눈이 가늘어졌어.
"아빌라? 카스티엘이랑 사랑에 빠진 검은 천사 말하는 거 아니야?" 그렇게 말하는 걔 동료를 쳐다봤어. "카스티엘은 검은 천사랑 사랑에 빠져서 벌을 받았고, 우린 걔가 어디 있는지, 네가 찾는 아빌라가 어디 있는지 몰라." 말하니까, 나도 모르게 손바닥을 쫙 펴게 되더라.
아빌라만이 날 도울 수 있는데, 걔네가 아빌라가 어디 있는지 모를 리 없어. 천사는 아빌라랑 같이 있을 텐데. 어디 숨어 있을까?
"미안하지만, 검은 천사. 우리도 카스티엘이 어디 있는지 몰라." 신부인 척하던 천사가 말했어. 심호흡을 하고, 걔네들한테서 돌아서려는데.
"잠깐만요." 갑자기 걔 동료 중 한 명이 말해서 다시 걔네들한테 돌아봤어. 걔가 하얀 깃털을 꺼냈어.
"카스티엘을 찾는 데 써. 걔 날개에서 잘린 깃털이야." 하면서 깃털을 건네주더라. 둘 다 나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어. "도와줄 수 있어서 다행이야." 걔가 말하길래, 깃털을 다시 보고, 둘을 쳐다봤어.
"왜 날 도와주는 거야?" 묻자, 걔네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갑자기 내 앞에서 사라졌어. 깃털을 꽉 쥐고, 아까 걔네가 서 있던 곳을 쳐다봤어.
"고마워." 처음으로, 우리 원수였던 두 천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