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간통 편지
리 데샨이 멀리서 황제가 봉성궁 밖에 서 있는 걸 보고 아직 안으로 안 들어간 걸 알았어. 당연히 황제 마음을 알지. 달려가서 무릎을 꿇었어. "황제 폐하께 문안 드립니다."
허버트가 옆으로 쳐다보니까 리 데샨이 허리 굽혀서 머리를 숙였어. "황제 폐하께 아뢰옵니다. 귀비께서 수 진 아줌마를 보내 중요한 물건들을 가져가라고 하셨습니다. 폐하, 이해해 주십시오."
"중요한 물건?"
허버트가 속삭였어. 눈을 돌려 수 진이 오는 걸 봤지. 수 진이 오자마자 리 데샨 옆에 무릎 꿇고 아무 말도 못 했어.
이거 완전 로렌이 잘못 인정 안 하겠다는 거잖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느니 차라리 황후 자리 포기하겠다는 건가? 내가 너무 오냐오냐했나?
차가운 비웃음이 나왔어. "그녀가 뭐가 중요하다고, 넌 밖에나 기다려. 만약 수 귀비가 필요 없는 거 있으면, 너한테 던져줄 테니까."
수 진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 이게 황제가 황후한테 화가 난 거라는 걸 알았거든. 황후를 변호하고 싶었지만, 황후의 고집 때문에 이미 황제가 실망했어. 더 말해봤자 황제는 더 싫어할 거고, 황후는 또 그녀를 탓하겠지. 엎드려서 감사를 표해야 했어.
수 귀비는 의기양양하게 기쁜 얼굴로 허버트의 팔짱을 꼈어. "황제 폐하, 시녀들과 함께 들어가시겠어요?"
"당연하지." 허버트 목소리가 살짝 커졌어. 마치 누군가에게 수 귀비를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
수 귀비가 봉성궁에 들어가자마자 로렌의 침실로 가서 시녀들에게 로렌의 개인 소지품을 다 싸서 야화당으로 보내라고 명령했어. 허버트는 왕좌에 앉아 차를 마셨지. 수 귀비가 성공한 행동에 동의하지 않았어.
팍!
아름답게 조각된 화장대가 실수로 시녀에게 떨어져 깨졌어. 화장대 안에 있던 칸막이가 튕겨져 나가면서 편지 한 통이 떨어졌지.
수 귀비가 궁금해서 앞으로 나가 그걸 주워서 봤어. 얼굴이 공포로 변했지. 즉시 허버트를 올려다보고 몇 초 동안 얼어붙었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렸어. 뭔가 엄청난 걸 잡은 것 같았지. 흥분한 얼굴로 그에게 달려갔어.
"폐하, 보십시오..."
허버트는 수 귀비에게 관심 없었지만, 그 화장대가 로렌이 늘 쓰던 거라는 걸 알았어. 게다가 수 귀비의 이상한 표정까지 더해져서 눈을 살짝 가늘게 뜨고 그걸 받아들었어.
만약 정말 편지라면, 봉투에는 '유' 자가 쓰여 있었어. 접힌 편지지를 펼쳐서 대충 훑어봤지. 눈이 즉시 깊어졌어.
"그날 밤 이후,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약속을 지키시고 더 조심하십시오."
이 필체는 로렌의 것이 분명했어. 다른 사람이 흉내 내기 어려운 필체였지. 그런데 편지에서 언급된 그날 밤은 대체 무슨 밤일까?
"황제 폐하, 진정하십시오. 멍 언니와 소공자의 간통 편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어쩌면..." 수 귀비가 더 말할수록 허버트 눈동자가 깊어지는 걸 보고, 마치 살기가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해서 겁에 질려 즉시 땅에 무릎 꿇고 아무 말도 못 했어.
"수 귀비는 어떻게 이게 간통 편지라고 생각하는 건가?"
허버트가 갑자기 물었어. 수 귀비가 무서워서 떨었지. "시녀들은 짐작만 할 뿐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지금 궁 안팎에서 멍 언니와 소공자에 대한 소문이 많습니다. 시녀들도 조금 들었고, 사람들이 이미 소공자의 궁에서 증거를 찾았다고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시녀들이 착각해서 그런 것입니다. 죽어 마땅합니다. 폐하, 벌을 내려 주십시오!"
"그래, 봉성궁에 머무르는 건 자격 없다고 보겠어. 너는 네 수방궁으로 돌아가서 무슨 말을 해야 하고, 무슨 말을 하지 말아야 할지 반성하도록 해!"
"폐하, 폐하..."
수 귀비의 간절한 애원에도 허버트는 가 버렸어. 그녀는 땅에 쓰러졌지. 빌어먹을 로렌, 심지어 그녀의 편지 한 통도 사람을 해칠 수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