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6: 손 체인
대릴, 저녁에 일 끝나고 킨슬리 데리고 집으로 왔어.
현관 딱 들어서자마자 킨슬리가 트릭시 품에 안겨서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 신나게 얘기했어. 대릴은 바로 서재로 들어가더니, 처리할 일이 있다고, 먼저 밥 먹으라고 했어.
일 얘기니까, 트릭시는 아무 말도 못 했어. 킨슬리 앞에 죽 갖다 놓으니까, 킨슬리가 눈살 찌푸리면서 고개 격하게 흔들었어. "엄마, 이거 안 먹을래!"
트릭시는 항상 킨슬리의 생활 습관에 엄청 신경 썼어. 밥 먹을 땐 무조건 얌전히 먹어야 했고, 안 그러면 다른 건 절대 안 줬어.
그동안 쭉 그래왔는데, 킨슬리가 밥 투정 부리는 건 처음 봤어. 다시 생각해 보니까, 대릴이 킨슬리 데려오면서 뭐 사줬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 근데 킨슬리가 또 한 마디 하니까, 트릭시 완전 뚜껑 열렸어.
"아빠랑 예쁜 이모가 나 스테이크 먹으러 갔는데, 예쁜 이모가 나 팔찌 사줬어!" 킨슬리가 손목에 있는 팔찌 보여주려고 작은 손 뻗었어.
은의 질감, 섬세한 조각, 비싸 보이네. 그 여자, 우월감 느끼려고 돈 엄청 썼네!
트릭시는 얼른 진정하고, 밥상 가득 차려진 음식 먹을 기분 아니었어.
킨슬리 바로 욕실 데려가서 목욕 시키고 재운 다음, 서재 앞으로 가서 꿍한 기분으로 문 열었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대릴, 완전 깜짝 놀란 눈치였어. 트릭시 들어오는 거 보고 얼른 컴퓨터 덮더니, 좀 당황한 기색이었어.
"다 끝났어?" 트릭시가 물었어.
대릴은 금방 평소처럼 돌아와서 일어서서 트릭시 껴안고, 입술에 뽀뽀했어.
예전 같았으면 이런 게 둘의 흔한 달콤함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역겨웠어. 그 입술이 다른 여자랑 뽀뽀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흔적도 없이 밀쳐냈어.
트릭시 행동이 이상하니까, 대릴도 살짝 멈칫했어. "무슨 일 있어?"
"방금 밥 먹고 양치질 안 했어." 트릭시가 대충 변명했어.
대릴이 덮어 놓은 컴퓨터 보면서, 트릭시는 속으로 비웃었어. 아까 당황했던 거 보니까, 그 여자랑 영상 통화하고 있었나 보지.
"오늘 킨슬리 학교에서 데려오면서 뭐 사줬어?" 트릭시는 일부러 이 얘기 꺼내면서, 대릴 얼굴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보려고 눈 똑바로 쳐다봤어.
근데, 아무것도 없었어. 대릴 표정은 그냥 평범했어.
"오늘 에린 매튜 만나서 조카 데리러 가는 길에 같이 밥 먹었어. 걔가 킨슬리한테 팔찌 줘야 한다고 해서 줬는데. 지난번엔 오해였으니까, 너 걔한테 화 안 냈으면 좋겠다." 대릴이 설명했어.
사과하는 말투로 말했어. "미안, 트릭시, 돌아오자마자 회의하느라 정신 없어서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 너무 신경 쓰지 마."
스스로 설명하고 사과하니까, 트릭시는 더 할 말이 없었어. 하지만 항상, 대릴 말이 다 진실 같지는 않았어.
다음 날 회사에 갔는데, 다니엘 데이비스가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어.
"잘 지내?"
트릭시는 깜짝 놀라서 뒤돌아봤어. 프랭크인 거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 "별 일 없어, 요즘 좀 못 자서 그렇지, 일하는 데는 지장 없어." 트릭시는 쑥스러움을 달래려고 프랭크에게 웃어줬지만, 프랭크는 계속 쳐다봐서 불편했어.
"나한테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찾아줄까?" 프랭크가 갑자기 말해서, 트릭시 마음이 놀랐어.
동시에, 속으로 트릭시도 자신에게 물었어.
"내가 필요한 게 있나?"